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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수업 시대, 메타인지 격차는 더 벌어졌는가?

by bm-edu 2025. 8. 23.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교육의 풍경은 급격히 바뀌었다. 교실에서 교사와 학생이 대면하며 수업하던 방식이 온라인으로 대체되면서, 학습자는 스스로 학습을 관리하고 조절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했다. 이 과정에서 핵심적으로 요구된 역량이 바로 '메타인지'다. 하지만 모든 학생이 이를 똑같이 수행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온라인 수업 시대는 과연 메타인지 격차를 좁혔을까, 아니면 더 벌어지게 만들었을까? 이 글에서는 온라인 학습 환경에서의 메타인지 요구, 학생 간 격차의 실태와 원인, 그리고 앞으로 우리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차례로 살펴보고자 한다.

 

1. 온라인 수업과 메타인지: 왜 더 중요해졌는가 온라인 수업의 가장 큰 특징은 자율성이다. 교실에서는 교사의 질문, 즉각적인 피드백, 또래와의 상호작용을 통해 학습 과정을 자연스럽게 점검할 수 있었다. 그러나 온라인 환경에서는 학생 스스로 자신의 학습을 계획하고, 집중력을 유지하며, 이해 여부를 점검하는 일이 훨씬 중요해졌다. 메타인지가 특히 강조된 이유는 다음과 같다.

시간 관리의 필요성: 온라인 수업은 시간표가 유연하거나 녹화 강의 중심으로 운영되는 경우가 많았다. 학생 스스로 학습 시간을 계획하지 않으면 쉽게 지연 학습이나 누락이 발생한다.

집중과 자기 점검: 화면 앞에서 수업을 듣는 상황에서는 주의 분산 요인이 많다. 이때 학습자가 스스로 "지금 내용을 이해하고 있는가?"를 점검하는 능력이 필수적이다.

전략적 학습 선택: 자료가 풍부하지만 체계적이지 않은 경우, 학생은 어떤 학습 자료를 활용할지 스스로 결정해야 한다. 이는 곧 메타인지적 전략 선택 능력과 직결된다. 즉, 온라인 수업 시대는 학습자의 메타인지 역량을 전제하고 운영된 셈이며, 이는 학생 개개인의 차이를 더욱 선명하게 드러냈다.

 

2. 온라인 학습에서 드러난 메타인지 격차

(1) 자기조절 능력의 불평등 메타인지 역량이 높은 학생들은 온라인 수업 환경을 기회로 활용했다. 이들은 학습 목표를 스스로 세우고, 필요한 자료를 찾아 활용하며, 수업 내용을 자기 속도에 맞추어 복습할 수 있었다. 결과적으로 온라인 학습은 오히려 자기주도성을 키우는 장이 되었다. 반면 메타인지 역량이 부족한 학생들은 온라인 환경에서 큰 어려움을 겪었다. 학습 계획을 세우지 못하고, 수업 중 이해 여부를 확인하지 않은 채 단순 시청에 머물렀으며, 시험 직전 벼락치기에 의존하는 패턴이 반복되었다. 이 차이는 성취도의 격차뿐 아니라 학습 태도와 자기효능감의 격차로까지 이어졌다.

(2) 교사의 지원 부족 대면 수업에서는 교사가 즉각적으로 질문을 던지고, 학생의 이해도를 확인하며, 학습 전략을 안내할 수 있었다. 그러나 온라인 환경에서는 교사의 피드백이 지연되거나 단방향 전달에 그치는 경우가 많았다. 이는 곧 메타인지 지도 격차를 심화시켰다. 일부 교사는 온라인 플랫폼을 활용해 학습 점검 퀴즈, 반성 저널, 실시간 피드백을 제공했지만, 그렇지 못한 경우 학생은 스스로 학습을 조율할 기회를 잃었다.

(3) 가정 배경과 디지털 환경의 영향 메타인지 격차는 단순히 개인 역량의 문제가 아니라, 가정 배경과도 밀접하게 관련된다. 안정된 학습 환경과 부모의 지원을 받는 학생은 자기 점검과 학습 관리에 더 유리했다. 반대로 학습 공간이 부족하거나 디지털 기기 활용이 원활하지 않은 학생은 기본적인 학습 참여조차 힘들었으며, 이는 곧 메타인지적 성찰 기회 축소로 이어졌다. 연구에 따르면, 코로나19 기간 동안 온라인 수업에서 고성취 학생은 성취도를 유지하거나 오히려 향상시킨 반면, 저성취 학생은 학습 손실이 크게 나타났다. 이는 단순히 지능이나 노력 차이가 아니라, 메타인지 역량과 학습 환경 차이가 결합된 결과라고 볼 수 있다.

 

3. 메타인지 격차 해소를 위한 교육적 과제

(1) 교사의 메타인지 지도 역량 강화 온라인 수업은 교사의 역할을 단순 전달자가 아닌 '학습 코치'로 변화시켰다. 교사가 학생에게 "이번 단원을 공부하면서 어떤 점이 가장 어려웠는가?", "오늘 수업의 핵심 내용을 스스로 설명할 수 있는가?" 같은 질문을 던지고, 자기 성찰 과제를 제시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를 위해 교사 연수 과정에서 메타인지적 지도 방법을 심화하고, 온라인 플랫폼에서 활용할 수 있는 구체적 도구를 제공해야 한다.

(2) 학생 지원 체계 구축 저성취 학생이나 자기조절 능력이 낮은 학생을 위해 구조화된 학습 지원 시스템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주간 학습 계획표 제공과 점검 짧은 체크리스트 기반의 자기 성찰 활동 또래 멘토링을 통한 상호 메타인지 점검 이런 지원은 학생이 스스로 학습을 관리할 수 있는 훈련을 제공한다. 단순히 "알아서 공부하라"는 식의 접근은 격차를 더 심화시킬 뿐이다.

(3) 교육 정책과 사회적 차원의 대응 메타인지 격차는 개인적 문제를 넘어 사회적 불평등과 직결된다. 온라인 학습은 '디지털 네이티브'라는 이름으로 모든 학생이 동일하게 적응할 것이라는 기대를 불러일으켰지만, 실제로는 가정 환경, 기기 접근성, 학습 지원의 차이가 메타인지 역량 발휘에 결정적 영향을 미쳤다. 따라서 교육 정책은 단순히 온라인 콘텐츠를 보급하는 데서 멈추지 않고, 학생의 학습 자기조절 역량을 기를 수 있는 구조적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

 

온라인 수업 시대는 메타인지의 중요성을 더욱 부각시켰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학생 간 메타인지 역량의 차이는 분명히 드러났고, 경우에 따라서는 더 벌어지기도 했다. 스스로 학습을 관리할 수 있는 학생은 오히려 더 성장했지만, 그렇지 못한 학생은 학습 손실을 겪으며 자신감을 잃었다. 이는 단순한 개인 차이가 아니라, 교사 지도 방식, 가정 환경, 사회적 지원 체계가 결합된 복합적 문제다. 따라서 앞으로의 교육은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넘어, 모든 학생이 자기 학습을 성찰하고 조절할 수 있는 능력을 기를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 메타인지 격차를 줄이는 것은 단순히 개인 성취의 문제가 아니라, 교육의 형평성과 정의를 실현하는 과제이기 때문이다.